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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Always KIA TIGERS

가시지 않는 여운, 이범호 은퇴식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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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9.07.14 조회수 204 좋아요 2

특별함이 가득한 은퇴식이었다.


KIA타이거즈 베테랑 이범호(38)가 지난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의 은퇴경기를 끝으로 20년간의 프로생활을 마쳤다. 은퇴식은 누구보다도 화려하고 감동적이었다. 2만 명의 관중들은 완패를 당했는데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떠나가는 이범호의 은퇴를 아쉬워하며 앞날을 축복했다. 구단이 공들여 준비한 은퇴식은 역대로 가장 훌륭한 은퇴식의 하나로 꼽히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하룻밤이 지났지만 여운은 여전히 진하게 남아있다. 그만큼 이범호의 은퇴식에는 특별함이 담겨있다.


멋진 꽃범호의 퇴장이었다. KIA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이범호(38)가 생애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화려한 은퇴식과 축복을 받으며 야인으로 돌아갔다. 이범호는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신한은행 MYCAR KBO리그' 친정 한화이글스와의 은퇴 경기에 선발출전해 볼넷 1개를 골랐고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2001경기째 생애 마지막 타석에 찾아온 만루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멋진 마침표였다.


▲투 클럽맨의 명품 은퇴식

이범호는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니다. 한화를 거쳤다. 그런데도 누구보다 성대한 은퇴식을 했다. 바로 인격체 이범호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아내 김윤미씨는 경기 중간 동영상을 통해 "나는 프로야구 선수가 아닌 인간으로 좋아했다"는 말을 했다. 이어 직접 읽어내려간 송별사에서는  "20년간 프로야구 선수로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하게 달려와 준 것을 아내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당신이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는지 정말 잘 알고 있어 이 자리가 더 감격스럽고 당신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남편의 인성과 성실함을 말한 것이었다.


이범호를 직접 영입했던 정영기 전 한화이글스 스카우트 팀장도 "범호는 대구고 시절 원석이었다. 내가 연습경기를 볼때마다 홈런을 쳤다. 진짜 영입했던 이유는 범호가 잠재력도 있었지만 훌륭한 인성을 갖췄기 때문이었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다. 한화 시절도 프런트나 선수들이 이범호를 다 좋아했다. 인격적으로도 완성된 선수였다. 아마 지도자로도 성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범호는 2011년 입단 이후 KIA시절 리더로 활약하며 2017 우승을 이끌었다. 구단의 구성원들은 인격을 갖춘 이범호의 리더십을 인정했다. 구단이 원클럽맨이 아닌데도 성대한 은퇴식을 선사한 이유였다.


▲원고없이 술술, 감동의 고별사

이범호는 독특한 고별사를 했다. 경기전 이범호는 "머리 속은 온통 고별사를 어떻게 하는가만 생각하고 있다. 좀 특별한 고별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식의 하이라이트는 고별사였다. 그는 원고도 준비하지 않고 단상에 올랐다. 2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논리정연하게 진심이 담긴 고별사를 했다. 그는 "관중들이 가득 채울까 걱정했는데 찾아주셨다. 타이거즈에 오래 있지 못했지만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지도자, 선후배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후배 윤석민과 이명기의 이름도 나왔다.


이범호는 "선수들이 나에게 좋은 것을 빼먹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 안타 보다는 멀리치는 타자를 만들어내는 공부를 하고 돌아오겠다. 2017년 우승을 함께한 멤버들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 우승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훌륭한 선수들을 키워내겠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은퇴식을 마치고 "머리속에서 생각나는대로 말했다. 떠나면서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것이 최고의 고별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번 25번 승계식

이범호는 극히 이례적으로 자신의 배번(25)을 24살의 젊은 박찬호에게 물려주는 행사를 했다. 이범호는 한화 시절은 7번을 달았고 2011년 KIA에 입단하면서 25번을 달았다. 7번은 이종범의 배번이었다. 이범호는 스스로 노력해 25번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영구 결번은 이루지 못했다. 선동렬(18번)과 이종범 두 명 뿐이었다. 그러나 영광의 배번을 젊고 유망한 후배에게 물려주어 특별함을 더했다. 지금껏 은퇴식을 하는 선수가 후계자를 지목해 배번을 물려주는 일은 없었다.


이런 독특한 아이디어를 낸 것은 이화원 대표이사였다. 이범호도 "주전 3루수는 박찬호이다. 박찬호도 좋은 번호라고 말하며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경기 후 은퇴식의 행사로 진행됐다. 이범호는 자신의 배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직접 입혀주고 자신은 언더셔츠 차림을 했다. 이제 배번 25번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박찬호도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입단 6년 만에 첫 주전으로 활약하는 그에게는 상당한 동기 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