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지난 시즌 타이거즈는 마무리와 거포 부재로 힘든 시즌을 보내야만 했다. 그리고 뽑아 든 카드가 진필중과 박재홍의 영입이었다. 두 대형 선수를 한 식구로 맞아들이면서 타이거즈 전력은 급상승, 단숨에 우승 후보로 거론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니엘 리오스, 마크 키퍼, 김진우, 최상덕 등으로 구성된 선발진은 8개구단 최강이었고, 이종범을 선두로 김종국, 장성호, 박재홍, 홍세완 등이 포진한 중심타선은 그 어떤 투수가 올라와도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라인업이었다. 4월 5일 광주 한화와의 시즌 개막전을 승리하면서 파죽의 8연승을 달린 타이거즈는 삼성과 더불어 확실한 양강 체제를 구축하며 V10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용병 원투펀치였던 리오스와 키퍼가 2~3경기 이후 난타를 당하기 시작하면서 갑작스런 마운드 붕괴를 가져왔다. 게다가 중심타자 역할을 해오던 박재홍이 부상을 이유로 시즌 초반 결장하면서 투,타에서 리듬이 깨지고 말았다. 성적도 추락을 거듭했다. 특히 5월 4일 현대와의 수원경기에서 10-1로 앞서고도 진필중이 9회말 심정수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고 10-11로 역전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후 7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진 타이거즈였으나 올스타 브레이크를 계기로 전력 재정비에 성공했다. 새로운 마무리로 낙점받은 프로 2년차 신용운이 제 몫을 다했고, 키퍼를 대신해 새로 영입한 마이클 키트 존슨이 후반기에만 8연승의 깜작 활약을 펼치며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타이거즈는 8월 들어 19승 2무 4패 등 후반기에서만 42승 3무 17패를 기록하며 전반기 막판 5위까지 밀려났던 순위를 2위까지 끌어 올렸다. 그리고 맞은 현대와의 패넌트레이스 1위 결정전.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정규리그 1위가 거의 확실시되었던 타이거즈는 아쉽게도 현대 선발 정민태의 구위에 눌리며 1대5로 패배, 2위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