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2009년 받았던 ‘우주의 기운’을 2010년 다 뺏긴 듯 했다. 모든 것이 완벽히 맞아 떨어져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했던 2009년과 달리 모든 것이 꼬여 결국 4강에서 탈락,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에 에이스 윤석민은 시즌 내내 눈물 마를 날 없었고, 다승왕이었던 외국인 투수 아킬리노 로페즈는 부진한 성적(4승 10패)에 ‘덕아웃 화풀이’로 구설에 올랐다. KIA는 겨우내 속 썩은 ‘장성호 문제’도 반년이 지난 6월 8일에야 한화와 3-3 트레이드(장성호, 이동현, 김경현-안영명, 박성호, 김다원)로 결론지었다. 그 사이 힘을 너무 뺐다. KIA의 4강 탈락, 시작은 부상이었다. 선발로 낙점 받은 이대진이 갑작스런 기흉 수술로 낙마했고, ‘13승 투수’ 릭 구톰슨을 포기하고 데려온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도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 직전 돌아가 조범현 감독의 6선발 계획이 물거품 됐다. 김상현과 윤석민의 부상은 결정적이었다. 투, 타 핵심 공백이 결국 창단 이후 최다 연패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