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이 꼽은 우승 후보 1순위는 KIA였다. KIA의 전력은 2011~2012년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한 삼성보다 낫다는 평가가 많았다. 직전 해에 단 한 게임도 함께 뛰지 못했던 이범호-김상현-최희섭이 모두 건강하게 돌아왔고, 프리에이전트(FA) 김주찬이 가세해 공격력은 한층 강화됐다. 공격 첨병인 이용규, 마운드 기둥 윤석민은 FA를 앞두고 있어 동기부여 요건이 충분해 보였다. 특히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선동열 감독의 부임 2년째를 맞아 마운드가 보다 탄탄해질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었다. 예상대로 우승 후보 KIA는 시즌 초반 거침없었다. 4월 한 달간 13승 1무 5패로 월간 성적 1위를 달리는 등 5월 6일까지 17승 1무 8패로 선두를 질주했다. 4월 3일 김주찬이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이탈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가 후유증으로 윤석민의 합류가 늦어졌지만 KIA는 잘 버텼다. 오히려 기대 이상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거침없던 기세는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다. 4월 팀 장타율 0.414를 기록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자랑했던 공격력이 5월 들어 주춤하고, 마운드엔 서서히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불펜 등판 두 번을 거쳐 5월 16일 선발로 복귀한 윤석민은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선 감독이 의욕적으로 밀어붙인 용병 마무리 앤서니는 시간이 갈수록 안정감을 잃어갔다. 5월 초 중심타자 김상현을 내주고 SK에서 데려온 송은범은 웬일인지 기대 이하였다. 우승 후보 KIA가 무너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3위로 5월을 마친 KIA는 전반기 종료 시점인 7월 17일 36승 2무 32패로 5위였고, 8월 13일 급기야 7위로 추락했다. 1위에서 7위까지 떨어지는데 딱 100일이 걸렸다. 7월 월간 성적(5승 9패, 8위), 8월 월간 성적(6승 16패, 9위)에서 나타나듯 순위 싸움이 본격화된 여름 들어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