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2000

2002년 1번째 이미지
해태를 인수한 이듬해 기아 타이거즈는 97시즌 이후 무려 5년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시즌전까지만해도 강팀으로 분류되지 못했던 타이거즈는 시즌이 시작되자 투타의 완벽한 조화를 바탕으로 줄곧 상위에 랭크되며 페넌트레이스를 주도했다. 무엇보다도 마운드의 높이가 달라졌다. 지난 시즌 최상덕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던 선발진에 용병 듀오 키퍼와 리오스가 새로이 가세하며 마운드에 힘을 보탰고, 신예 김진우는 한국 프로야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급부상하며 당당히 선발의 한 축을 맡았다. 타이거즈가 강팀으로 변모한 또 다른 원동력은 '끈끈한 팀컬러'에 있었다. 베테랑과 신예의 조화를 통한 탄탄한 팀워크는 133경기 가운데 43차례나 벌어진 1점차 승부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 승부에서 타이거즈는 33승 10패, 7할6푼7리의 놀라운 승률을 올렸다. 그러나 장거리포의 부재가 발목을 잡고 말았다. 튼실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시즌 종반까지 1위를 고수해오던 타이거즈는 시즌 내내 확실한 4번 타자감를 찾지 못하며 시즌 막판 뒷심 부족으로 삼성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만다. 팀 방어율이 비슷한 삼성에 비해 팀홈런, 팀득점 등 공격력이 크게 뒤진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결국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한 타이거즈는 LG와의 숙명적인 플레이오프전을 치르게 된다. 그러나 코칭스태프가 젊고, 용병과 신예가 주축을 이룬 타이거즈는 단기전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포스트 시즌에서 경험의 한계를 드러내며 2승3패로 분패, V10의 염원을 다음 시즌으로 미루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