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2005년 9월. 전통의 명가 KIA에게는 악몽같은 한시즌을 마무리하는 시기였다. 창단 이래 첫 시즌 최하위, 팬들은 물론 선수들도 적지않은 충격에 휩싸였다. KIA의 2005년 시즌은 그렇게 암울하게 끝나고 있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포스트시즌이 한창일 때 KIA는 8개 구단중 가장 먼저 마무리 훈련에 들어가며 2006년을 준비해 나가기 시작했다. 10월 5일부터 40일간 남해에 차려진 마무리 캠프. 예년의 마무리 훈련과는 사뭇 달랐다. 감독대행에서 감독으로 승격된 서정환 감독의 "패배에 익숙해져 스스로 침체에 빠져들고 있는 팀을 재건하기 위해 정신력을 재무장한다"는 취임 일성에 걸맞게 9일 훈련- 1일 휴식의 강행군으로 쓸개를 씹기 시작했다. 이 기간 동안 옛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종윤, 김정수, 김종모 코치등이 서정환 체제에 전격 발탁됐고, 팀의 간판 이종범, 장성호와 FA계약에 성공해 중심축을 구축했다. 또 마해영, 최상덕, 서동욱을 보내고 장문석, 손상정, 한규식을 영입하는 LG와의 3대3 대형 트레이드로 변혁의 발판을 마련했다. KIA는 남해 캠프를 시작으로 잠시도 쉴 틈을 갖지 않았다. 광주 체력훈련에 이어 계속된 태국 자율훈련(11월 28일 ~ 12월 20일)부터 본격적인 담금질에 몰두했다. 혹독한 훈련 끝에 플로리다 스프링 캠프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선수단은 그제서야 '종이 호랑이'에서 '무등산 호랑이'로 탈바꿈해 명예회복의 기회를 기다릴 수 있었다.